‘나무에 새겨진 비밀’ 따라 걷는 정림사지의 봄밤 ‘2026 부여 국가유산 야행’ 마감

(사진 설명 : 부여 국가유산 야행. 부여군(c))

백제의 찬란한 기록 문화와 봄밤의 정취가 어우러진 ‘2026 부여 국가유산 야행(부제: 나무에 새겨진 비밀)’이 지난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정림사지 일원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부여군과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백제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관람객들에게 ‘걷고, 듣고, 만들고, 머무는’ 오감 만족형 야간 체험을 선사하며 지역 대표 문화 축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올해 야행은 최근 학계와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부여 목간’을 전면에 내세워 콘텐츠의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2월 다수의 목간과 백제피리(횡적) 발굴로 고조된 관심을 반영해 ‘나무에 새겨진 비밀’이라는 부제 아래 체험과 해설 요소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관람객들은 단순한 유적 관람을 넘어 ‘기록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국가유산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밀도 높은 시간을 보냈다.

운영 측면에서의 과감한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주최 측은 더욱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해 행사 시기를 지난해보다 2주가량 늦추고, 야행 특유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작 시각을 오후 6시 30분으로 조정했다. 어둠이 내린 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들은 정림사지의 야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밤에 어울리는 행사’라는 정체성을 더욱 선명히 드러냈다.

(사진 설명 : 부여 국가유산 야행. 부여군(c))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개막일 최태성 강사의 인문학 콘서트가 열려 역사와 기록문화의 의미를 대중적인 시각에서 풀어냈으며, 참여형 콘텐츠인 ‘사비고고학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국가유산 공간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는 ‘사비캠핑’은 체류형 콘텐츠로서 야행의 스펙트럼을 넓혔으며,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 주요 프로그램들 역시 조기에 마감되는 등 뜨거운 열기를 입증했다.

관람객의 발길을 지역 전체로 확산시키려는 시도도 돋보였다. 국립부여박물관 야간 개방 및 도보 투어 프로그램과 연계한 스탬프 투어는 관람 동선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며 정림사지 일대의 콘텐츠를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이는 관람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부여군 관계자는 “올해는 ‘부여 목간’이라는 명확한 주제를 통해 콘텐츠를 재구성하고, 관람객 편의를 위해 행사 시간대를 세심하게 조정한 것이 주효했다”며, “가족과 함께 정림사지의 봄밤을 만끽한 기억이 부여를 다시 찾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부여신문=유성근 기자)

작성자 부여신문